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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로그에서 “파맛첵스”가 드디어 출시됐다.
지금 보니 파맛첵스가 아니라 첵스 파맛이다.
이걸 보고 첵스가 또 무슨 맛이 그렇게 많은가 해서 찾아보니 생각보다 정말 많았다.
기본인 초코, 오곡 초코, 마쉬멜로우, 쿠키 앤 크림, 허니, 초코 스노우까지 총 6가지였고 파맛을 추가하여 총 7가지 맛이 되었다.
파맛첵스가 출시되게 된 과정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어느 정도 해본 사람이라면 다들 알고 있을 것이다.
무려 16년 전인 2004년에 켈로그에서 첵스초코의 홍보를 위해 이벤트로 열었던 투표에서 비롯되었다.
두 개의 후보를 내세우고 표를 더 많이 받는 쪽의 첵스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켈로그 관계자들은 당연히 시리얼은 어린이들이 먹는 것이니, 기호 1번인 체키가 이길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언제나 이상한 세력은 존재하듯 16년 전의 웃대에서 이 투표에 개입하여(홍보가 맘에 안 든다고) 차카에게 거의 10배가 되는 표를 몰아주게 되었다.
깜짝 놀란 켈로그 측은 인증 없이한 투표를 삭제하고, ARS나 현장투표 등을 급하게 추가하여 체키를 당선시켰다.
그 후로 약간의 밈같은 느낌으로 첵스 부정선거라는 타이틀로 파맛첵스를 돌려달라는 글이 인터넷상에 간간히 올라왔었다.
그러다가 드디어(무슨 생각인지는 모르겠다) 파맛첵스 아니 첵스 파맛이 출시되었다.
출시하기 전부터 관심을 매우 많이 모았으며, 따로 홍보가 필요 없을 정도로 인터넷상에서 핫한 화젯거리였다.
나 또한 이런 신제품이 나온다면 참지 못하기에 바로 주문을 해서 먹어 보았다.
슬로건은 진짜 파가 들어간 단짝 스낵이란다.
그런데 맨 위에 보면 혼합 야채분말(0.03%) 중에서 대파(31.9%)가 들어가 있다니… 진짜 파… 분말을 넣은 거긴 하겠지만 함량이 너무 적은 게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색깔을 약간 초록빛을 띠고 있으며, 갈색이 살짝 묻어 있다.
우유를 붓기 전에 몇 개 집어 먹어 봤는데, 생각보다 맛이 괜찮아서 깜짝 놀랐다.
첫맛에서 파의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면서 중간 맛에서는 살짝 짠맛과 단맛이 어우러지고 끝 맛에서는 다시 한번 파 의향이 퍼진다.
‘와 맛있다’라는 느낌은 아니지만 ‘오 괜찮은데?’까지는 된다.
기대감을 가지고 우유를 부어 보았다.
아…… 아… 아….. 아…..
여태까지 안 나온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방금 전의 파의 함량이 적다고 생각했던 나를 비웃었다.
분명히 생으로 먹었을 때와 비슷했다.
첫맛의 파향, 중간맛의 단맛, 끝 맛의 씁쓸하면서 파 의향이 퍼지는 것까지 거의 완벽하게 똑같았다.
다만, 우유랑 같이 먹었다는 점이 달랐다.
우유의 고소한 맛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정말 안 어울렸다.
만약 비위가 안 좋은 사람이 먹는다면 역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안 어울렸다.
파맛첵스가 우유에 절여져서 눅눅해지면 눅눅해질수록 안 어울림이 더해졌다.
마지막에 우유만 먹었을 때도, 정말로 우유와 파를 같이 먹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시리얼은 우유에 푹 절여서 먹는 타입이지만, 만약 파맛첵스를 또 우유에 타 먹어야 되는 상황이 온다면 우유를 붓자마자 바로 먹을 것이다.(그냥 생으로 먹도록 하겠다.)
이슈도 많이 되고,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기에(나처럼) 처음에는 판매가 잘 될지 몰라도 재 구매율을 매우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마니아층이 생겨서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이벤트성으로 한 번만 판매하는 게 좋을 거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다시는 사 먹을 일이 없을 거 같다.
예전의 3가지 과일맛 치킨도 그렇고, 생각해 봤을 때 이상할 거 같은 음식은 함부로 만드는 게 아니란 걸 다시 한번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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